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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덕질기/문장수집

'낙태죄 폐지' 출산정책의 그늘 <개구리> 모옌

by 비가니즘 2021. 1. 19.

<개구리> 모옌

 

개구리 - 모옌

영화 일을 하면서 조선족 중국인 친구를 만났다. 

그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한국 남성과 결혼을 했고, 한국 국적은 취득하지 않았다. 

내가 막연히 생각하던 조선족과는 전혀 달랐다.

아니 어쩌면 <황해> <범죄도시> 같은 매체를 통해서 조선족에 관해서 끝없는 혐오와 차별을 학습받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와 여러모로 대화가 통했고, 그를 통해서 편견을벗어나 보고싶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궁금했고, 중국어도 배워보고 싶었지만 '한자'의 압박에서 아직 시작은 못했다. 

그가 나에게 ‘모옌’이라는작가를 소개시켜 주었다.

그는 2012 노벨 문학상을 수상 했고, 그의 작품 <홍까오량 가족(红高粱家族)>

장이모우 감독의 <붉은 수수밭> 원작 소설이라는 알게 되었다.

작품은 1988 베를린영화제 황금곰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겪었던 산아제한 정책인계획생육 행해지던 시절부터 시작한다. 

사회의 가장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걸 르포같은 딱딱한 문체가 아니라

그때 당시 흔하지 않았던 여성이 직업을 가졌고,

더구나 존경받는 의사가 된 자랑스러운 고모의 몰락과 함께 

점차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자신의 상황의 변화를 그려내면서

많은 생각을 남겨주었다. 

한편으론 검열이 심한 중국에서 이런 작품이 나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2030축의 전환>이라는 책에서는 10년쯤뒤에는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성장동력의 하락으로

과거에 영광을 누렸던 많은 나라들을 제치고 지금 출산율이 높은 국가로 부가 이동한다고 말하고 있다. 

출산이라는 게국가 계획의 일부가 되고, 그걸 통제 가능하다고생각한다는 게가임기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정말 불편하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을 생명에 대한 존엄의 관점이 아닌 경제의 논리로 치환이 된다는 사실이

자본주의 사회의 다른 얼굴을 마주한 같아 처참했다. 

이 소설에서는 임신한 지 6개월이 넘어가는 산모의 아이를 강제로 수술을 하는 고모의 모습이 나온다. 

그는 국가의 정책과 자신의 직업에 충실했고, 그 결과 산모와 아이는 죽음을 맞이한다. 

고모는 많은 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진 않지만

점점 정신 이상을 겪으며 삶이 무너져간다. 

후로 30년도 되어서 중국은 어느 나라보다 빠른 출산율 저하로 걱정하고 있다. 

그건 오늘날의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언제는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와 같은 산아제한 정책에 사활을 걸고, 

불임 수술도 무료로 해줬다고 하는데, 이제와서 낙태에 대해서 노발 대발 하는 게 너무 속이보인다.

'낙태죄'는 폐지 되었지만, 인식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문제는 변화하고 있고, 요즘은 기술의 진보와 함께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물결 속에서 휩쓸리지 않으려면 인간의 인권과 존엄을 향한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거기에 질문하고, 수정하고, 맞춰 나가야 겨우 인간의 얼굴을 하고 살아갈 있을 같다. 

 

개구리
국내도서
저자 : 모옌 / 심규호,유소영역
출판 : 민음사 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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